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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한국현대소설

치숙, 채만식

by irumi-mentor 2023. 10. 30.

작가 소개

 채만식은 19026월 전북 옥구군에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1920년 중앙고등보통학교 재학중 결혼했으며,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다가 간토 대지진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했다. 1924조선문단에 단편 <새길로>를 발표하여 등단했다. 그의 초기 작품 경향은 카프의 경향파 문학과 심정적인 유사성이 있어서 동반자 작가로 분류된다. 1934년 단편 <레디메이드인생>은 학력에 맞는 직업을 찾지 못한 지식인 실직자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린 그의 대표작이다. 1936년부터는 본격적인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서 <보리방아>, <여자의 일생>, <태평천하>, <탁류>, <금의 정열>, 동화 <왕치와 소새와 개미와>, 희곡 <대낮의 주막집>, 문학평론 <사이비 농민 소설>등 다양한 장르의 글들을 집필했다. 19504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일제강점기 말기의 그의 여러 작품들로 인해 2002년 친일 문학인 42인 명단과 2008년 친일인명사전 수록 예정자 명단 문학부문에 선정되었고, 친일 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도 포함되어 있다.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채만식)

 

작품 정리

갈래: 단편소설, 풍자소설

성격: 풍자적, 비판적

배경: 일제강점기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

주제: 일제 치하에 순응하여 개인의 영달을 꿈꾸는 '나'와 사회주의에 빠진 무능력한 지식인 숙부와의 갈등

 

작품 줄거리

 “는 대학 졸업 후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 감옥살이를 하고, 몹쓸 폐병까지 걸려서 누워있는 전과자 딱지까지 붙은 무능력한 오촌 고모부가 있다. 공부를 한다고 십여 년간 서울로, 동경으로 돌아다닌 것으로도 모자라, 아주머니를 친정으로 내쫓고 다른 여자를 얻어 살림을 차리기까지 했던 양반이다. 5년간 감옥살이를 하게 되는 사이 아주머니의 친정과 시댁이 모두 망하게 되어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친정살이를 하는 동안 아주머니는 어려서 부모를 잃은 나를 데려다 열두 살까지 키워 주셨다. 아주머니는 1년 동안 일본인 구라다 상의 집 가정부와 삯바느질로 돈을 모아 집과 살림살이를 마련하였고, 병든 를 3년간이나 수발하며 병에서 회복시켰다. 하지만 다시 건강을 회복 한 숙부는 돈을 벌어 가정을 돌볼 생각보다는 다시 사회주의 운동을 하지 못해 안달이 난 모습에 는 분노하게 된다. 예순 살 환갑이 되는 30년 간 10만원을 벌어 떵떵거리는 부자로 사는 것이 꿈인 ''는 다이쇼에게 인정받아 그의 도움으로 장사를 시작해서는 한밑천 잡아 일본 여인을 아내로 삼고, 아이들도 일본식으로 교육해 완벽한 일본인으로 사는 것을 꿈꾸고 있다. 그런 ''에게 사회주의를 하겠다는 숙부의 말은 소름 끼치는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저씨, 경제란 것은 돈 모아서 부자 되라는 것인데, 사회주의는 부자들의 돈을 뺏어 쓰는 거 아닌가?"라는 질문에, "사람이란 누구를 막론하고 아첨하는 것같이 더러운 게 없다.“ 라는 말로 숙부가 받아 친다. 세상 물정이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라서 계획이나 기회를 아무리 억지로 만들어 놓아도 결과가 뜻대로는 안 된다는 숙부의 말에 ''는 나폴레옹의 한번 실패하거든 갑절 용기를 내서 다시 일어서는 칠전팔기를 모르냐고 반문한다. 그러자 숙부는 나폴레옹도 세상 물정에 순응할 때는 성공했지만 거슬리다가 실패했다며 둘은 언쟁을 펼친다.

 

“아저씨두 아주머니한테 그 은공을 더러는 갚어야 옳을 게 아니오?"

"바뻐서, 원...,"

 

작품 해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이중의 풍자를 통해 '나'와 '숙부'를 동시에 비판하고 있다. 글의 앞부분에서는 '나'가 무능력한 숙부를 비판하지만, 둘 사이의 문답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나'의 무식함으로 오히려 '나'가 비판의 대상이 된다. '치숙'은 어리석은 삼촌이란 뜻으로 '나'의 관점에서 숙부를 어리석고 무능력한 인물로 비판하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었지만, 둘 사이의 대화를 통해 드러나는 '나'의 사고방식 역시 작가가 비판하고 있음을 알게 해 준다.